봄이 완전히 가고 여름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입하(立夏)가 지났습니다. 봄을 보내는 마지막 봄비일까, 여름을 알리는 초여름비일까 어린이날 연휴내내 비가 추적추적 내렸어요.☔️  조용히 쏟아지는 비를 감상하기도 했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임에도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참 좋더라고요. 비를 바라보다 저에게 몰입이 되었는데요. 잠시라도 내 마음에 집중해보는 시간, 그 밀도있는 시간이 주는 에너지가 좋은 것 같아요. 님의 하루 중 내 안의 소리를 집중해서 들어보는 시간은 언제인가요?

이번주는 춘향을 보러 남원에 갑시다. 올해로 94회를 맞는 역사 깊은 춘향제는 우리나라 축제 중 가장 오래된 축제인데요. 매해 변화하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축제는 시민과 관람객이 직접 참여가 가능한 프로그램을 확장해 캐릭터 코스튬, 퍼레이드, 의상 퍼레이드, 뮤지컬 춘향, 불꽃축하쇼 등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또한 축제 기간에 맞춰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춘향페스타로 남원에서 쇼핑도 즐길 수 있어요. 게다가! 축제 먹거리 바가지 근절에 나아가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와 협업해 막걸리 축제, 전통음식 테마의 '춘향 난장'을 운영해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신메뉴를 맛볼 수 있습니다. 먹거리 부스 운영자를 일대일 컨설팅 교육한다고 하니 춘향제의 먹거리 전체가 기대되는걸요? 소리꾼이 함께 참여하는 전국 제향인 춘향제향, 춘향선발대회, 춘향국악대전과 함께 제1회 세계축제포럼도 열립니다. 공연은 말할 것도 없이 탄탄한 라인업이에요... 축제 구성을 둘러보기만 해도 알차다 못해 꽉 찬 열정이 느껴지는데요. 오래된 축제임에도 점점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이 대표 축제다운 면모인 듯합니다. 크으.. 멋있어! 안 갈 이유가 없는 춘향제, 춘향의 매력에 푹 빠지러 남원으로 가보실라우?

날씨 좋고 휴일 많은 5월에는 여러 축제가 열립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다채로운 축제가 열리죠. 개최 중, 개최 예정인 축제 목록이 쭉 늘어선 게 보이시죠?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고민이 될 정도입니다. 수많은 축제 목록을 보던 중 한 축제가 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바로 춘향제입니다. 춘향제는 한국의 대표 축제이면서 소설 속 주인공을 축제 주인공으로 내세운 대표 사례입니다. 꽃이나 지역 대표 문화, 풍습과 관련된 축제에 비해서 인물을 내세운 축제는 드문 편입니다. 더욱이 역사 속 실존 인물이 아니라 소설 속 인물을 내세운 사례는 더욱 드뭅니다. 오늘은 올해로 94회를 맞는 남원 춘향제를 살펴보겠습니다.

백종원 曰 : “춘향제 음식 바로잡겠다”

흥겨운 음악이 가득한 축제🎶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이 노래를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한국의 대표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대목입니다. 춘향과 몽룡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부르는 노래인데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자주 듣습니다. 춘향가를 듣다보면 ‘이게 바로 국힙이다!’ 생각이 절로 듭니다. 춘향과 몽룡이 사랑을 나누는 대목에서는 마음이 간질간질하고 암행어사 출두 대목에서는 가슴이 뻥 뚫립니다.

남원시는 춘향전의 배경이자 판소리의 본고장입니다. 이런 남원에서 국악대전이 열리는 건 당연한 일이겠죠. 매년 춘향제 기간에 열리는 춘향국악대전은 전국적인 규모의 국악경연대회입니다. 판소리, 기약, 무용, 가야금병창, 민요 다섯 분야로 구성된 대회는 국악 분야의 대표 등용문입니다. 국악대전 이외에도 장윤정, 이하이, 거미, 린, 청하 등 여러 가수가 함께하는 콘서트도 함께 열립니다. 춘향제에서 국악과 가요를 함께 즐기시길 추천합니다.

춘향에게 붙은 아름다움과 열녀의 꼬리표

춘향은 아주 미인이었다고 합니다. 이몽룡이 그네 타는 춘향을 보고 첫 눈에 반했죠. 춘향선발대회는 ‘춘향다움’을 간직한 이 시대의 춘향을 뽑는 대회입니다. 올해부터는 외국인 참가자까지 대상을 넓혀서 글로벌 축제로 나아간다고 합니다.

전세계로 뻗어 나가는 미인대회를 보고 있자니 어쩐지 씁쓸한 마음이 듭니다. 춘향의 미모가 뛰어난 건 맞지만 춘향이 가진 가치는 아름다움만이 아닙니다. 춘향은 그 당시 신분의 제약을 넘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고자 했고, 온갖 고난과 역경에도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이런 요소가 합쳐져야 진정한 ‘춘향다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춘향선발대회 심사기준을 보면 ‘단순히 외모만을 평가하지 않고 절개와 지조, 부당한 권력에 대한 저항 정신 등 춘향의 정신과 가치도 투영해 심사한다’고 합니다. 심사 기준은 다양하지만, 20대 초반의 여성 참가자들이 한복을 입고 나서는 대회에서 어떤 절개와 지조, 저항 정신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조선시대 인기작 춘향가는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합니다. 아무리 자주성과 강인함이 있다고 해도 춘향은 조선시대의 가치를 지키는 인물입니다. 그 당시 여성에게 가장 큰 칭찬은 미인과 열녀였죠. 미인과 열녀가 칭찬인 시대는 이제 지났습니다. 진정한 춘향다움의 가치를 평가하고 싶다면 시야를 넓혀보는 게 어떨까요?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사람을 ‘춘향답다’고 평가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로컬 먹로드를 쓰면서 잊고 있던 어린시절 추억을 다시 꺼내보는 일이 많아졌어요. 반짝이는 줄 몰랐던 추억을 돌이켜보니 소중하고 행복한 기억이었던 것 같아요.😌 뭔지 말도 안하고 혼자 감상에 젖었냐구요? 그건 바로 다슬기입니다!(전 올갱이라고 불러요.)

우선 어디에 그리 좋은지 다슬기에 대해 좀 알아볼까요? 다슬기를 찾았다면 그곳은 청정 1급수임을 알 수 있어요. 아주 깨끗한 곳의 바위에 붙어 물이끼를 주로 먹는 다슬기는 아미노산과 타우린이 풍부해 간 기능 회복을 돕고 숙취 해소에도 좋고 눈에도 좋습니다. 초록빛 엽록소는 활성 산소를 제거해 장도 튼튼하게 해주죠. 동의보감에도 다슬기가 나오는데요. 몸의 자연 치유력을 높이고 면역력을 강화시키며 몸에 열이 많은 분들께 특히 좋습니다. 더위에 쉽게 지치고 힘들다면 다슬기로 원기회복을 할 것! 

입하가 지난 초여름, 지금이 딱 제철이다. 볕이 따듯하고 바람이 시원한 초여름날, 잔잔한 물가를 가만 들여다보면 평화로운 물속이 훤히 보인다. 바위에 붙은 다슬기들을 토독토독 떼어 담다 보면 물이 차가운지, 손이 다 퉁퉁 불은지 모른 채 시간이 흘러 버린다. 누가누가 많이 잡았나 비교도 해보고, 한데 모아보면 양이 꽤 많다. 엄마가 바그락바그락 씻어서 큰 솥에 푹 익혀주시면 바늘이나 이쑤시개로 콕 찔러 속 끝까지 나오도록 소록 빼낸다. 중간에 잘리지 않고 뽑히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다슬기가 작은 몸집으로 큰 성취감을 준다. 하나 먹어봤자 간에 기별도 안 가는 녀석이 왜그리 맛있는지 껍데기에서 꺼내는 족족 입으로 호록호록 먹어치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