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쇠물은 단풍나무의 일종인 고로쇠 나무에서 나오는 진액을 뜻해요. 우리가 봄이 되면 활동량이 늘듯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 나무도 잎과 꽃을 피울 준비를 합니다. 그때 땅 속의 영양분을 쭉쭉 빨아들여 진액으로 바꾸는데, 그 진액을 채취한 것이 고로쇠물입니다. 색은 희뿌옇고 맛은 밍밍한데 살짝 단 것이 특징이에요. 고로쇠물은 꼭 냉장보관을 해야 합니다. 실온에 두면 쉽게 상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서양에서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수액을 어떻게 하면 오래 보관할까 고민하다 만든 것이 바로 시럽입니다. 고로쇠물을 푹 끓이면 우리가 아는 그 메이플 시럽이 된다고 하네요. 둘이 같은 거라니 참 신기하죠?

고로쇠물은 삼국시대부터 먹었다는 기록이 전해집니다. 신라와 백제 전쟁이 한창일 때 우연히 병사들이 먹었다가 기력을 회복했다고도 하고, 무릎이 펴지지 않았던 스님이 고로쇠물을 먹고 거짓말처럼 무릎이 펴졌다고도 해요. 예전에는 소화가 안되거나 뼈가 약할 때 마시는 약수였고, 요즘은 숙취해소나 골다골증 예방에 효과가 좋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고로쇠물은 전남 구례, 전남 광양, 전북 진안, 강원도 홍천, 경기도 양평의 대표 특산물이에요. 지역마다 날씨가 조금씩 달라서 2월 초부터 4월 초순까지 전국 방방곡곡에서 고로쇠 축제가 열리고 매화 축제에서 고로쇠 수액을 팔기도 해요. 택배 주문도 가능하니 관심이 있다면 주문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무자비한 채취는🙅‍♀️ 나무에 해가 되지 않을 만큼만🙆‍♀️

고로쇠물은 나무에 구멍을 뚫어서 채취합니다. 이때 나무에 해가 되지 않을 만큼만, 최소한으로 구멍을 뚫어야 해요. 20년 이상 된 나무에 1-3cm 정도로 작은 구멍을 뚫고 호스를 연결합니다. 봄에는 일교차가 심하잖아요. 밤에 추우면 나무 줄기가 수축되어 물이 나오지 않고, 낮에 더우면 나무 줄기가 팽창되어 물이 밀려나오는 원리입니다. 너무 춥거나 더우면 수액이 나오지 않아서 경칩 무렵에만 채취할 수 있습니다. 고로쇠물 채취는 산림청의 엄격한 감시 하에 이뤄집니다. 수액을 채취하고 싶은 사람은 산림청에 미리 신고해야 하고, 또 수액 채취 대상 나무에 별도로 표시를 해야 합니다. 개인이 마음대로 채취하면 처벌을 받아요. 구멍은 나무 1그루 당 1개만 가능하고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서 수액 금지 기간도 갖습니다. 고로쇠물은 꼭 인증 받은 판매자에게서 구입해주세요. 불법 채취와 판매를 근절합시다!

생생한 이끼를 바로 뜯는다는 뜻의 순우리말 매생이는 왠지 놀림거리로도 많이 쓰여서 호불호가 있을법한 이미지인데요. 매생이는 처음부터 이렇게 알려진 재료는 아니었어요. 천덕꾸러기였거든요. 김이나 굴 양식에 이 매생이가 자꾸만 군생하고 성장을 방해해 해적생물로 여겼다고 해요. 매생이를 운반과 보관도 어려워 유통도 안되고 생산량도 부족했죠. 그러다 2000년대에 들어 대량 양식이 가능해지고 점차 알려지면서 지금의 친근한 먹거리가 되었습니다.

해동한 매생이는 전, 떡국, 계란말이, 계란찜, 라면 등 어디든 넣어보자. 독보적인 색상으로 맛을 지배할 것 같지만 강한 맛이나 향 없이 어우러진다. 둥글둥글해서 누구와 함께 만나도 부담없고 재밌는 성격 좋은 친구같달까. 다만 주의할 점은 계란말이나 계란찜에 같은 메뉴에는 너무 많은 양의 매생이를 넣지 말자. 뭉치기 쉽고 향이 강해져 맛의 균형이 깨진다. 한 메뉴에 한 재기를 다 쓴다고 생각하지말고 여유롭게 나눠서 조리하자. 간편하게 영양과 면역, 다이어트를 다 충족시킬 수 있다.